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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무엇이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과, 들여다보기 이전에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고이고 탁해졌다 한 들 아름다움이 바랠 수 있을까. 언제고 맑은 물을 채워낼 준비가 되어 있으니, 쉬이 외면하기 어렵다.
물 위로 솟은 저 가지보다 물 밑에 잠긴 뿌리를 걱정한다. 싱그러운 잎을 지녔음에도 썩어갈 뿌리를 생각한다.
장승 앞에 서 있노라면 벌거벗은 기분이 된다. 나의 모든 것이 보여지고 있는 기분이다.
빛그림자를 지나 유유히 흐르는 배 한 척. 그 안의 여유가 부러워 쉬이 눈길을 떼지 못한다.
먼 바다를 내다보며, 쉬는 어부들. 제 몸으로 낚은 것들의 기억을 되새기며 조용히 앉아 있다.
조금 더 기다리면 머리 위에 이끼가 낄 것 같다. 빈틈을 보이면 언제든 담쟁이가 올라올 것 같다.
벽을 따라 늘어선, 저마다의 이야기. 어느 쪽에 먼저 말을 걸어볼까, 즐거운 고민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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