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7월 1일 개장한 만리포 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 3km, 폭 250m, 면적 20만㎡를 자랑하는 서해안 최대 규모의 해수욕장이다.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으며 모래 질이 좋아 연중 많은 관광객으로 붐빈다. 본래 만리포는 조선 초기에 중국사신을 보내면서 무사항해를 기원한 것이 유래가 되어 만리장벌이라 불려 왔는데, 해수욕장을 개장하면서부터 ‘만리포’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부르게 되었다. 만리포에서 북쪽으로 3km 지점에는 천리포 해수욕장이, 거기에서 다시 푸른 숲 속을 따라 더 올라가다 보면 울창한 소나무 숲과 아늑한 백사장이 어우러지는 백리포 해수욕장이 자리 잡고 있다. 참고로 이들 해수욕장은 해안선의 길이에 따라 지은 이름은 아니라고. 만리포 해수욕장은 대개 7월 초순경 개장하며, 해수욕장 내에는 깨끗한 숙박시설과 넓은 주차시설, 샤워장 등 각종 편의시설이 조성돼 있다. 

 

만리포 해수욕장에는 ‘똑딱선 기적소리’로 시작하는 ‘만리포사랑’이라는 대중가요의 가사를 새겨놓은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높이 220㎝, 폭 80㎝ 규모를 자랑하는 이 노래비는 소싯적 만리포에서 젊은 날을 보낸 이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요즘 세대로 치자면 ‘여수 밤바다’ 같은 느낌일는지 모른다. 노래비 뒤로는 너른 백사장이 펼쳐진다. 서해안 최대 규모의 해수욕장인 만큼, 백사장을 가로질러 걷는 데도 한참의 시간이 걸린다. 폭신폭신한 고운 모래의 감촉이 좋다 보니, 맨발로 걷는 사람도 많다. 이곳의 은빛 모래는 만리포가 자랑하는 특징 중 하나다. 쪽빛 바다와 조개껍데기가 어우러진 너른 백사장은 만리포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여기에 멀리 펼쳐지는 수평선,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 위를 유유히 맴도는 갈매기, 해안가의 울창한 송림이 더해져 낭만을 자극한다. 해변 가까이 송림이 자리하고 있다 보니, 해수욕과 삼림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만리포 해수욕장의 장점이다. 또한 캠핑과 해양스포츠, 갯바위낚시 등 레저시설이 갖춰져 있어 볼거리 외에도 즐길 거리가 많다. 여기에 만리포를 대표하는 별미인 갱개미무침과 바닷장어구이, 대하구이 등 신선한 해산물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서해안에 숨겨진 일몰의 명소

누구나 좋아하는 만리포해수욕장이지만, 특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시간이 있다. 바로 연신 푸르게 빛나던 만리포 바다가 붉은 노을에 뒤덮이는 순간이다. 머리 위에서 강렬한 빛을 쏘아대던 태양이 태안 앞바다 속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순간! 그 서정적이고도 황홀한 장면을 잊지 못해 만리포해수욕장을 방문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은빛 모래사장과 뜨겁게 타오르는 일몰의 조화는 만리포해수욕장을 방문한 트래블피플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명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