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음식정보 전통시장 여행지추천 지역축제 테마여행

오른쪽으로 이동왼쪽으로 이동

미션패밀리 Mission family

등록순 호감도순
  • 겨울이 오면 꾸득한 그 속이 그립다

    겨울이 오면 꾸득한 그 속이 그립다

    지역강원도 인제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겨울이 오면 꾸득한 그 속이 그립다

    • 프롤로그
    • 1.황태촌의 독특한 설경
    • 2.겨울이 담겨야 제대로지!
    • 3.황금빛으로 익는 고기
    • 4.꾸득꾸득 말린 황태의 식감을 쫓다
    • 5.우리네 아버지의 속을 달래주던
    • 6.황태 익는 소리가 들린다
    • 7.거칠어 보이지만 속은 부드러운
    • 8.인제 가면 언제 오나~
    • 에필로그

    겨울이 오면 꾸득한 그 속이 그립다

    - 강원도 인제군 -

    칼바람에 코끝이 시린 겨울이 오면 무엇보다 뱃속이 든든해야 견디기 수월하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뜨끈한 국물 한사발이면 얼음장처럼 차가운 한파도 거뜬하기 때문입니다. 날이 쌀쌀해지면 마음부터 추워지는 서민들의 허한 뱃속을 채워주던 황태는 칼바람이 부는 겨울날이 아니면 만날 수가 없습니다. 넉 달 동안 나뭇가지에 매달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야만 비린내가 없고 부드러운 살갗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 ‘엄동설한에 만나는 맛깔스런 황태의 맛을 오감으로 느껴라!’

    칼바람이 부는 겨울, 강원도 인제 용대리 황태촌에 가면 독특한 설경을 만날 수 있다. 나뭇가지에 머리를 메어두고 온 몸으로 바람을 맞는 황태덕장을 찾아가자.

    “숨만 쉬었을 뿐인데 하얗게 입김이 서려요. 손발이 꽁꽁 얼어버릴 것 같아요. 그런데 명태는 저렇게 온몸으로 바람을 맞고 있으니 얼마나 추울까요?”

    “그래야만 제대로 된 황태가 될 수 있단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것처럼 말이야. 자세히 보면 명태 입으로 눈이 가득 들어가 있지? 그 눈이 황태를 더욱 멋지게 만들어 줄 거야.”

    영하의 온도에서 꽁꽁 얼었다 살짝 녹고 다시 꽁꽁 얼었다를 봄바람이 불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살갗 마다 겨울이 가득 담겨야 속이 노랗고 부드러운 황태를 만날 수 있다.

    “그럼 명태는 언제까지 저렇게 매달려 있어야 해요?”

    “음, 봄바람이 불 때까지 4개월간 저렇게 말려야 한단다. 하늘이 말라고 바람이 말려야 맛 좋은 황태가 될 수 있으니까. 겨울 내내 추운 겨울을 인내하며 보내야 하니 명태가 대단하지?”

    명태가 하늘과 바람에 익으면서 살이 노랗게 변해 노랑태라고도 한다. 살 겹겹이 눈보라가 들면 가을의 들녘만큼 황금빛으로 물든다.

    “이리 와보렴. 명태의 살은 희고 부드럽지? 그런데 여기 황태를 보렴. 살이 노랗게 변하는 것이 보이니?” “네, 마치 가을에 벼가 황금빛으로 물드는 것처럼 노랗게 변했네요.”

    “녀석, 똑똑하구나. 네 말대로 살이 노랗게 익는다고 해서 황태라고 부른단다."

    꽁꽁 얼고 녹기를 반복하여 명태의 사지가 ‘투툭’하고 터진다. 명태의 살이 터질수록 노랗게 여문 살이 꾸득꾸득해진다. 꾸득한 황태 한 접시면 그거면 된 거다.

    “황태가 많이 불쌍해요. 전 밖에 조금만 나가있어도 이렇게 추운데, 겨울 내내 추운 바람을 맞는 황태는 얼마나 춥겠어요?”

    “그게 바로 황태의 꿈이 아닐까? 온몸이 추위에 터져나가도 그저 맛좋고 꾸득하게 익어 배고픈 사람들이 먹고 속이 따뜻해진다면 그걸로 된 거라며.”

    아버지가 오늘도 거나하게 술 한 잔 기울이며 세월이 흐르는지 당신이 흐르는지 모른 채 밤을 지새우고 나면 어머니는 말없이 식탁에 황태국 하나 얹어놓고 나가신다.

    “자, 추우니까 이제 안으로 들어오렴. 집에서 황태국을 먹어 본 적은 있지?”

    “그럼요. 저희 아빠가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날이면 그 다음날 아침 메뉴는 안보고도 알아 맞출 수 있다니까요. 아빠는 황태국을 드시면서 꼭 ‘아~ 시원하다.’ 그러세요. 속이 다 풀리신다면서요.”

    붉은 양념 몸에 덮고 한숨 푹 자고 나면 촉촉한 황태구이로 변신한다. 노란 속살이 쪄지면서 허연 김을 내뿜으면 은은하게 퍼지는 향과 소리가 이미 침을 꿀꺽 삼키게 한다.

    “황태마을에 왔으니 황태는 맛보고 가야하겠지? 황태구이와 황태찜, 황태전 등 메뉴도 참 다양하구나. 속까지 훈훈하게 녹여주는 황태국으로 한번 시켜볼까?”

    “황태찜은 어때요? 흰 쌀밥에 부드러운 황태 속살 한 점 올려 먹으면 다른 진수성찬이 안 부럽겠어요!”

    노란 살결이 몇 번이고 터져 투박해 보이지만 그 속은 여리고 또 여리다. 여린 놈의 속살이 뱃속으로 들어가면 그 뱃속마저 부드러워진다.

    “ 그런데 저는 왠지 거칠거칠해 보이는 것이 잘 안 먹게 되더라고요.”

    “보기에만 그렇지 막상 먹으면 아주 촉촉하고 부드럽단다. 자 먹어보렴. 아주 부드럽고 쫄깃쫄깃하지? 어린이들에게 좋은 칼슘과 단백질과 같은 영양소도 많이 들어가 있으니 앞으로는 편식하지 말고 먹어야 한다!”

    한번 황태 맛을 본 사람이라면 그 맛의 끝을 모른다. 한 번 먹고 뒤돌아서면 또 먹고 싶은 것이 황태다. 그럴 땐 용대리 황태축제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이제 집에 가면 언제 또 볼 수 있을까요? 많이 아쉬워요. 황태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보고 맛까지 보니까 더욱요.”

    “그래서 ‘인제 가면 언제 오나’ 하는 거란다. 한번 맛 본 사람들은 아쉬움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이지. 그래도 때맞춰 열린 황태축제에서 더없이 즐거운 나날을 보냈잖니?”

    간밤에 걸친 술이 미처 깨기도 전에 얼얼한 손을 비비며 일터로 나가는 우리네 아버지들의 빈속을 채워주던 황태는 참 따뜻한 음식입니다. 차디 찬 바람을 지내고 비로소 맑은 국물에 몸을 담그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추위는 저만치 물러가고 맙니다. 삼한사온이라는 날씨가 황태를 꾸득허니 잘 말려 비로소 거친 속과 마음을 부드럽게 달래줍니다. 잘 익은 황태 한 점을 입에 넣으면 찬바람을 견디어온 황태의 기나긴 여정까지 오감으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알아보기
    닫기
  •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지역인천광역시 중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 프롤로그
    • 1.제 1패루에서
    • 2.한국 속의 중국
    • 3.화덕만두 한 입
    • 4.우리나라에서 단 한 곳!
    • 5.이색 박물관
    • 6.차이나타운이 걸어온 길
    • 7.삼국지를 한 눈에
    • 8.소원이 바람에 날리네
    • 에필로그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 인천광역시 중구 -

    인천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 인천 중구. 서울과 가장 가까운 해양도시이며, 해방 직후까지는 서울 못지않은 정치와 외교, 경제의 중심지이기도 했던 곳입니다. 인천의 100년 남짓의 화려한 역사를 그대로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에, 한 중구는 거대한 옥외박물관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중구에서도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바로 차이나타운. 인천역의 간판 뒤에는 ‘차이나타운’이라는 별칭이 함께 붙어 있기도 합니다.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은 ‘차이나타운 한 바퀴를 완주하라!’입니다.

    중국 곳곳에서는 패루(牌樓)를 볼 수 있다. 마을의 입구에서 세워지는 탑 모양의 문인 패루는 충신과 효자, 열녀 등을 표창하기 위해 황제가 내린 기념물이라는데?

    “말하자면 중국 민간 마을의 상징 같은 것이군요! 인천역 대합실 앞에 이 패루가 서 있으니, 멋지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요!”

    “패루는 패방이라고도 한단다. 패루에는 여러 가지 정교한 글자, 장식들과 예술적인 내용이 함께 담겨 있으니 자세히 봐 두렴. 건축과 문학, 그리고 예술의 결합을 볼 수 있단다.”

    화교(華僑)란 외국 영토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을 통틀어 이르는 말. 우리나라에 화교 사회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1882년 임오군란부터라는데, 지금의 모습은?

    “인천 지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옛날부터 중국 사람들이 많이 살았지. 1900년을 전후로 중국 산동성 일대가 전쟁 지역이 되자, 중국 사람들이 한꺼번에 인천으로 이주해 오기도 했단다. 한중수교 이후로, 이곳은 중국 문화 체험의 장이 되었지.”

    “중화루, 공화춘처럼 잘 알려진 중국 요리집들이 벌써부터 보여요. 배가 고파오는데요?”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 달콤한 먹거리들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월병, 공갈빵부터 화덕만두와 포춘쿠키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통 주전부리 맛을 좀 보고 갈까?

    “저는 역시 포춘쿠키가 좋겠어요. 과자도 먹고, 행운이 담긴 메시지도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중국 과자하면 또 역시 포춘쿠키지요! 어디… 저는 ‘행복하게 사는 법, 10분 이상 고민하지 말라’는 글귀가 나왔어요.”

    “좋은 글귀구나. 나는 저기 있는 화덕만두를 좀 맛봐야겠어. 맛이 일품이라던데?”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서부터 붉은 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화려한 건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의선당은 특별한 곳. 안쪽을 살짝 엿보자.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서부터 붉은 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화려한 건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의선당은 특별한 곳. 안쪽을 살짝 엿보자.

    “이곳은 차이나타운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중국 사람들도 많이 들르는 곳이란다. 의선당이 우리나라에 단 한 곳뿐인 중국식 사찰이기 때문이지.”

    차이나타운 안에는 인천개장항 근대 건축 전시관, 인천 개항 박물관, 그리고 짜장면 박물관의 3개 박물관이 있다. 이 중 한 곳을 고르라면 단연 짜장면 박물관이 아닐까?

    “이름부터 친근해요. 짜장면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많았는데, 모두 해결할 수 있겠네요!”

    “1940년대 말에 산동 출신의 화교 한 사람이 중국 춘장에 설탕을 더해 달콤한 맛이 나는 짜장면을 만들었지. 1960년대의 짜장면은 15원이었는데 지금은 4,000원 가량 하니 물가가 오르는 것에 따라 짜장면 가격도 450배 정도 오른 셈이구나. 신기하지 않니?”

    1983년, 일본이 현재 중구청이 있는 일대를 중심으로 조계지를 설정하자, 청나라도 일본 조계지를 경계로 차이나타운 일대를 조계지로 정했다.

    “이 근엄한 공자상은 계단 중앙을 기준으로 중국 쪽에 세워져 있단다. 한중문화관 옆길의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신기한 풍경을 만날 수 있지. 한 번 걸어보자꾸나.”

    “길 양쪽에 늘어선 석등 모양이 달라요! 이건 일본식, 저쪽 것은 중국식 같은데요? 조계지의 경계 지점이라 그런 건가요? 두 석등 모두 아름답네요!”

    차이나타운의 대표적인 포토존은 바로 삼국지의 내용이 담벼락 가득 그려진 삼국지 벽화거리. 천천히 걸으며 삼국지의 내용을 되새겨볼까?

    “저 사람이 유비, 그리고 저쪽이 관우, 장비! 아, 저 붉은 말은 적토마가 아닐까요? 항상 책으로만 읽었는데 이렇게 그림으로 보니 느낌이 색다른데요? 벽화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 작품 같아요. 정말 아름답게 그려내었네요.”

    “보기에도 멋지만, 중국의 문화가 그림 안에 그대로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하구나.”

    한중원 쉼터는 차이나타운의 야외 문화 공간으로, 중국의 4대 정원 중 졸정원과 유원의 시설 양식을 따 와서 조성한 쉼터. 이곳의 풍경 또한 특별하다는데?

    “장미, 대나무, 모란… 모두 중국의 전통 수목들이구나. 중국의 정취가 한껏 느껴져. 등과 다리, 계단에 이르기까지 작은 장식물 하나하나도 모두 중국식으로 꾸며져 있어.”

    “저는 저쪽에 있는 소원마당의 모습이 마음에 들어요. 소원이 담긴 천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어요. 어쩌면 고향을 그리워하는 중국 사람들의 소원일지도 몰라요.”

    우리나라 안에 작은 화교 사회가 갖추어져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놀라운 일입니다. 중국 양식의 건물과 장식물, 중국 음식과 중국 꽃들까지 그대로 옮겨져 있는 차이나타운은 흡사 중국으로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기도 합니다. 차이나타운에 다녀온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이 경이로움을 즐길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바로 차이나타운에 직접 다녀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삼국지 벽화를 모두 이해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우셨다면, 책꽂이에 오랫동안 잠들었던 삼국지를 한 권 꺼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알아보기
    닫기
  • 꽃향기가 나는 그곳에

    꽃향기가 나는 그곳에

    지역충청남도 아산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꽃향기가 나는 그곳에

    • 프롤로그
    • 1.일 년 내내 꽃이 피는 곳
    • 2.간절하면 이루어진다?
    • 3.동화의 나라
    • 4.추위 속에서 마주한 꽃밭
    • 5.365일 크리스마스
    • 6.꽃잎을 음미하다
    • 7. 향기가 있는 평온의 땅
    • 8.다양한 만남
    • 에필로그

    꽃향기가 나는 그곳에

    - 충청남도 아산시 -

    봄꽃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데, 주말에는 걸핏하면 비소식이 겹칩니다. 딱 이맘때 어디로 가야할지 행복한 고민 중이라면 아산 세계꽃식물원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요? 이곳이 좋은 이유는 무엇보다 실내 식물원이니 따뜻한 온실에서 모처럼의 데이트나 가족나들이를 망칠 일이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다채로운 꽃을 구경하며 눈과 코만 호사를 누리는 것도 아닙니다. 꽃으로 맛을 낸 요리까지 있으니 즐거움은 배가됩니다. 멀리 가지 못할 때는 가벼운 봄나들이로 365일 꽃이 피는 아산으로 가라!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봉곡사에서 국도 21호선을 따라 온양온천역 방향으로 가면 도고면 봉농리 세계꽃식물원이다. 이곳이 바로 365일 꽃이 핀다는 곳이다.

    “휴~ 아직 꽃샘추위로 밖은 칼바람이 매서워요. 이제 막 들어서서 한기도 다 안 가셨는데 온실 안 식물들은 이렇게 싱싱하게 피어 있네요?”

    “정말 딴 세상이야. 아, 맞다! 입장료 영수증은 네가 버리지 말고 잘 갖고 있으렴. 네 손바닥만한 화분을 나가기 전에 받아볼 수 있으니까. 그건 네 화분이 되겠지?”

    한 겨울 꽃이 그렇다. 안 보이면 더 보고 싶고, 마음 간절해지면 훨씬 더 예뻐 보인다. 제철은 아니라도 이곳에서 보는 꽃은 평소 느낌과 전혀 딴판이다.

    “꽃은 같은데 색깔이 더 선명하고, 나무들도 훨씬 더 싱그러워요. 실내온기까지 더해지니 눈이 즐겁고, 한파에 얼어붙은 마음도 스르륵 놓는 듯해요. 여기 식물은 얼마나 될까요?”

    “잘은 몰라도 수천 종은 되겠지? 20여 년 전에 이곳은 화훼수출생산단지였어. 개관 당시에도 이곳에 있는 꽃 규모가 어마어마해 입소문을 많이 탔었지.”

    각각의 온실운 다양한 테마에 맞춰 꾸며져 있다. 이 중에 카페 앞에 조성된 화사한 꽃터널로 들어서면 시공간을 초월해 동화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다.

    “빨간 꽃 심어진 화분이 천장에 나무열매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어요. 여기 오니 바깥세상과 전혀 딴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더 강하게 들어요!”

    “맞아. 세상과 단절된, 뭔가 비밀스럽고 꿈같은 장소야. 이곳에선 언제나 시간의 질서가 무너지지.”

    추운 겨울에도 화사한 꽃을 구경할 수 있는 이곳은 언제나 튤립과 백합, 세이지가 만개해 있고 그밖에도 이름 독특한 계절 꽃들이 반겨준다.

    “세이지도 활짝 피었네! 세이지는 향에 따라 이름이 붙어. 이 세이지는 체리향이 나니까 체리세이지, 저건 파인애플향이 나니까 파인애플세이지지.”

    “이건 어떤 이름인지 잘 모르겠어요! 분명 과일 향은 나는데….” “그러면 후르츠세이지가 정답 아닐까?”

    봄에도 포인세티아를 볼 수 있어 365일 크리스마스 같은 곳이다. 발길을 옮기면 한창 튤립이 만개하여 화사함을 빛내고 있다. 그 색깔도 참 다양하니 눈이 호사다.

    “오랜만에 나선 나들이인데, 아까는 황사가 있어 그리 좋은 날씨도 아니었지. 그래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는데….”

    “그런데 이렇게 화사한 꽃들을 마주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이 말씀이시군요!” “맞아! 이렇게 힐링이 돼서 그런가,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겠네!”

    천장에서 보라색 꽃비가 내리는 곳에서 꽃비빔밥을 즐겨도 좋다. 눈으로도 보고 입으로도 맛보는 이 꽃비빔밥은 세계꽃식물원에서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아래는 잘게 다진 소고기가 깔려있고 위로는 초록 야채들이 가득, 그리고 맨 위에는 이쁜 꽃들이 차지하고 있어요! 앗 여기 올려진 이 꽃 아까 봤던 제라늄이에요!”

    “정말이네. 식재료로 넣는 꽃의 종류도 계절마다 달라진다지? 빨간 초고추장에 고소한 참기름을 솔솔 몇 방울 뿌려 비벼내면 잃어버린 입맛도 돌아오는 것 같구나.”

    세계꽃식물원은 단일 실내식물원 규모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식물원은 농지 한 가운데 들어선 모양새가 덩그렇지만, 실내는 한겨울 꽃구경하기에 모자람 없다.

    “만약 정원을 벤치마킹 하려고 갔다면 충남지역에도 이렇게 좋은 세계꽃식물원이 있는데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요.”

    “맞아. 하지만 이제 이곳은 주변에서도 많이 알아주더라. 2004년 개원 이후 매년 30만 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아산을 대표하는 여행지가 됐지.”

    자녀를 동반한 가족여행객들은 아산 세계꽃식물원을 참 좋아한다. 이곳에서 귀여운 동물들과 만나는 시간도 그중 빼놓을 수 없는 이유가 될 것이다.

    “새에게 먹이를 주는 건 아직 좀 겁이 나요.” “꽃으로 만든 저 익살스러운 루돌프 사슴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이라도 하자구나.”

    “돌아가는 길, 무료로 나눠주는 다육이는 꼭 놓치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이 식물원에도 메타세쿼이아가 있다는 거 알고 계세요?”

    눈이 오건 비가 오건, 365일 계절별로 다양한 꽃들을 볼 수 있는 세계꽃식물원은 눈으로만 꽃을 보는 것이 아니라 꽃비빔밥을 먹으며 오감으로 음미하고 앵무새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을 통해 자연과 하나가 되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세계꽃식물원은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족일 것 같지만 연인들도 상당합니다. 기분을 좋게 하는 천연방향제와 허브가 들어간 수제쿠키 등을 오붓하게 앉아 맛볼 수 있는 카페와 허브숍 등 즐길 거리가 많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이곳에 누구와 함께 갈 생각인가요?

    알아보기
    닫기
  • 침이 꼴깍 넘어가는 거리

    침이 꼴깍 넘어가는 거리

    지역대구광역시 수성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거리

    • 프롤로그
    • 1.줄을 선 음식점
    • 2.‘3無 3親’의 자랑
    • 3.건강함을 팔아요~
    • 4. 대구 납작만두 납시오~
    • 5.맛이면 맛, 소리면 소리
    • 6.코끝을 자극하는 냄새
    • 7.이색적인 분위기도 한 몫
    • 8.돌아서면 생각나
    • 에필로그

    침이 꼴깍 넘어가는 거리

    - 대구광역시 수성구 -

    대구 수성구를 떠올리면 언제나 침이 꼴깍 넘어갑니다. 우리나라 3대 먹거리 명소로 지정된 수성구 들안길 먹거리 타운은 200여 개의 음식점이 영업을 하며 다양한 대구의 별미를 뽐내고 있습니다. 외식을 하면 비위생적이고 ‘맵고 짜다’는 편견 위에 과감히 위생적이고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저염식’ 대열에 합류하였다는 대구 들안길 먹거리타운, 맛도 맛이지만 믿고 먹을 수 있는 신뢰가 두텁게 쌓여 그 역사 위에 더해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수성구에서 건강한 맛의 즐거움을 느끼고 돌아오라’ 입니다.

    들안길 네거리에서 수성못 방향으로 난 푸릇한 가로수를 따라가다 보면 2.3km 도로변에 약 150개의 음식점들이 저마다 맛을 뽐내며 줄을 서 있다.

    “오늘은 밖에서 저녁 먹고 들어갈까? 들안길 먹거리 타운이라면 믿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얼마 전 뉴스에 보니까 맛도 맛이지만 꽤 까다롭게 관리를 하는 것 같더라고. 저기 가로수 따라 줄지어 서 있는 음식점 보이지? 뭐 먹고 싶은지 생각해봐.”

    “들안길 먹거리 타운이면 우리나라 3대 먹거리 명소라던데, 맛도 명성대로일까요?”

    한식, 일식, 양식 등 메뉴도 시설도 제각각인 음식점이지만 3無, 3親의 약속은 꼭 지키고 있는 모범음식점들이라는데?

    “맛도 맛이지만 무엇보다 먹는 사람의 건강을 생각해서 더 믿을 수 있지. 뿐만 아니라 모든 메뉴의 염도를 낮춰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식단으로 해서 즐겁고 건강한 외식문화를 만든다니까."

    "게다가 남은 음식 재사용 안하고 원산지 표기 및 트랜스 지방도 없는 음식을 만들며 환경과 인간, 건강을 생각하는 식생활도 선고하고 있다고 해.”

    최근 먹거리 안전에 대한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라 많은 음식점들이 타깃이 되고 있다. 그런데 들안길 먹거리 타운의 음식점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도대체 왜?

    “하긴, 요즘 뉴스에서도 종일 먹거리 안전 때문에 말들이 많잖아요. 그래서인지 유독 위생적이고 안전한 음식점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들안길 먹거리 타운 음식점들이 더 모범적이라는 거야. 최근에 많은 음식점들이 들안길 먹거리 타운처럼 저염식에 음식재사용 하지 않는 약속들을 지켜가고 있거든.”

    대구 수성구에 와서 납작만두 맛 안보고 가면 섭하다. 납작하게 지져 고소한 맛을 내는 납작만두의 속을 보고 실망했다고? 그 맛을 보고 놀랄걸?

    “대구까지 왔는데 납작만두 맛은 한번 보고 가야지?” “일반만두에 비해 속은 거의 없네요.”

    “속을 꽉 채우지 않고 납작하게 지져내는 것이 납작만두의 특징이야. 그래도 얼마나 고소하고 맛있는데!”

    음식은 맛은 입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했다. 눈으로 코로 소리로 맛을 느껴보자. 납작만두 익어가는 소리에 절로 침이 고이지 않는가?

    “이야, 납작만두 익어가는 소리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인다. 역시 음식은 혀끝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닌 가봐.”

    “맞아요, 요즘은 눈으로도, 냄새로도 식감을 느낄 수 있다고요. 벌써부터 침이 꼴깍 넘어가요!”

    납작만두 위에 매콤한 고춧가루와 파를 얹는다. 고소한 기름 냄새에 고춧가루가 더해져 느끼함이 전혀 없다. 그래서인지 남녀노소 누구나 찾는 납작만두다.

    “납작만두는 독특하게 고춧가루에 잘게 썬 파를 올려주네. 기름으로 지져 조금은 느끼할 줄 알았는데 고춧가루 양념 때문인지 전혀 느끼하지 않다.”

    “정말요, 무엇보다 납작만두를 맛보러 온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것을 보니 더욱 믿고 먹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수성구에 비행기가 떴다. 이색적인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수성구의 한 카페다. 맛으로만 승부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수성구의 음식점은 이렇게 즐거운 요소들이 가득하다!

    “저기 좀 보세요! 웬 비행기 한 대가 있어요!”

    “몰랐구나, 수성구 음식점 중에서도 젊은 사람들한테 인기가 좋은 명소인데, 비행기처럼 꾸며놓은 카페야. 단순히 음식을 먹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즐기는 분위기도 신경 써 그 순간을 즐겁게 만들어주지.”

    맛있는 음식은 으레 기억에 남기 마련이다. 흔히 중독되었다고 말하는데, 들안길 음식점들이 그렇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임에도 불구하고 돌아서면 생각이 난다.

    “오감이 즐거운 맛에 분위기와 건강함까지 생각한다니, 명성은 괜히 유지되는 것이 아닌가봐요.”

    “그래 맞아.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는 근사한 거래 때문인지 한번 들안길을 찾는 이들은 꼭 다시 한 번 찾게 된다니까!”

    나트륨 줄이기를 통해 한국외식사업에도 건강한 초록불이 들어옵니다. 맵고 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맛있는 음식점으로 거듭난 들안길 먹거리타운은 그 명성 그대로 활기를 띱니다. 더불어 남은 음식 재사용 안하기와 원산지 표기 등을 통해 모범적인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맛은 물론, 소리로 귀가 즐겁고 냄새로 코가 즐거우며, 인테리어로 눈도 즐거워 수성구 식도락가들의 발길이 절로 향하는 들안길 먹거리타운에서 건강도 배도 든든하게 채워보세요~

    알아보기
    닫기
  • 일출과 일몰의 순간

    일출과 일몰의 순간

    지역경기도 안양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09-26 호감도

    일출과 일몰의 순간

    • 프롤로그
    • 1.가는 해가 아쉬워
    • 2.안양8경 중 제1경
    • 3.전망대로 오르자
    • 4.시내가 발아래 놓이다
    • 5.해가 지고 난 뒤의 풍경
    • 6.유서 깊은 사찰
    • 7.천 개의 불상과 미륵존불
    • 8.특별한 찰나
    • 에필로그

    일출과 일몰의 순간

    - 경기도 안양시 -

    매해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새해 첫 일출을 어디에서 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휩싸이곤 합니다. 일출을 보거나 일몰을 보며 다짐하는 새로운 각오는 어쩐지 새롭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름답기로 이름난 일출 명소를 찾아간다 한들 막상 사진에 남은 일출 풍경은 특별하다 할 만한 것이 없어서 아쉬웠던 기억도 많을 것입니다. 특별한 일출, 일몰 그리고 야경의 모든 순간들을 담고 싶다면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이번 제안에 주목해 보십시오. 오늘의 미션, ‘망해암에서 찰나의 순간을 담다’입니다.

    연말이면 새해 소망과 다짐을 하기 위해 일출과 일몰 명소를 찾는다. 좀 더 조용히 그 순간을 맞이하고자 한다면 망해암으로 가자.

    “벌써 한 해가 다 지났네. 시간 정말 빠르다. 돌아보면 크게 이룬것도, 세운것도 없는데 말이야. 안 그래?”

    “그래,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특별한 곳에서 가는 해의 아쉬움을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해보려 해.”

    망해암은 안양8경 중 제1경으로 망해암 일몰을 꼽고 있다. 바다를 그리워하는 암자라는 뜻을 품고 있다는데, 그 비경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망해암? 암자에서 일몰과 일출을 본다고? 바닷가나 산 정상이 아니고?” “응, 모르나 본데 망해암은 안양8경 중 제1경으로 망해암 일몰을 담기 위해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이름에서부터 그 아름다움이 느껴지지 않니?”

    “망해암이라면, 바다를 그리워하는 암자라는 뜻인가?”

    망해암은 일몰과 야경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도록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낙조의 장관에 그만 다짐을 말하는 순간도 잊고 말아버린다.

    “망해암 일몰을 보려면 망해암 전망대로 올라야 해. 높지는 않으니까 힘들지는 않을 거야. 다만 조금 서둘러야겠다. 점점 어두워지고 있어."

    “같이 가. 전망대까지 만들어 놓았다면 기대 해봐도 좋겠는 걸? 그런데 암자를 먼저 둘러보기 전에 일몰부터 보는 거야?”

    전망대로 오르면 발아래 안양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맑은 날은 서해바다까지 볼 수 있다는데, 해가 지고 난 뒤라고 서둘러 내려갈 필요가 없다. 그 이유는?

    “아무렴 어때. 이야. 듣던 대로 경치 한 번 끝내준다. 안양 시내가 한 눈에 다 보이잖아. 저기 우리 동네도 보인다!”

    “쉿, 해가 저물고 있어. 안양 시내가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고 있어. 이때를 담아야 해.” “그런데 해가 저물고 나면 다시 내려가는 거야?”

    어둠이 내려앉은 망해암 전망대는 더욱 더 고요하다. 하지만 시내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들로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 찰나의 순간은 낙조만큼이나 장관을 이룬다.

    “그렇지 않아. 망해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야경도 낙조만큼 아름답거든. 그러니 오늘은 일몰과 야경을 한 번에 담을 수 있지.”

    “멋지다. 시내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은 몰랐어. 분주히 움직이는 불빛이 춤을 추며 새로운 풍경을 선사하고 있네.”

    신라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망해암은 용화전, 천불전, 삼성각, 대방 등의 주요 건물이 현존하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절벽 끝에 위치하여 운치가 더한다.

    “야경까지 담았으니 망해암을 제대로 둘러볼까? 망해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사찰로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처음으로 미륵불을 봉안하고 '망해암'이라 이름 지었다고 전해지고 있어."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어 여기에서 바라보는 일몰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것만큼 아름답지.”

    천불전에는 천불이 부처가 모셔져있다. 그보다 더 눈길이 가는 것은 높이 3m의 미륵존불에 전해지는 전설이다.

    “천불전에는 세 개의 불상을 중심으로 천 개의 불상을 모시고 있어. 그런데 망해암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용화전의 석조미륵불로, 높이 3m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불상이야."

    "조선시대 조세를 운반하던 배가 풍랑으로 인해 위험해 처했을 때 한 승려가 길을 인도하여 은혜를 갚기 위해 찾았다는 절이라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대.”

    찰나의 순간을 담는 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마음이라면 보다 쉽지 않을까? 어디 한 번 도전해 볼까?

    “매번 일출과 일몰을 찾아다니지만 오늘처럼 특별한 곳도 없었던 것 같아. 조용한 사찰에서 바라보는 일몰이라니. 어쩐지 소망이나 다짐도 더 잘 이루어질 것 같아.”

    “맞아, 유명한 일출 명소도 좋지만 가끔 이렇게 조용하고 특별한 공간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을 담는 것도 하나의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 될 것 같아. 지금 이 순간처럼.”

    찰나의 순간은 짧은 순간에 강렬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특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바닷가나 산 정상 등 국내 손꼽히는 유명한 일출, 일몰 명소가 있지만 망해암은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맞는 찰나의 순간이기 때문에 소망하는 것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이겠지요. 일출, 일몰 그리고 발아래 놓인 시내의 꺼지지 않는 불빛이 화려하게 도심을 비추는 야경까지 담을 수 있는 망해암에서 새로운 다짐과 특별한 소망을 이야기 해 보는 건 어떨까요? 공유하고 싶지 않은 비밀이야기라면 더욱 좋지 않을까요?

    알아보기
    닫기
  • 낡은 거리에 농담을 걸다

    낡은 거리에 농담을 걸다

    지역서울특별시 강북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낡은 거리에 농담을 걸다

    • 프롤로그
    • 1.해바라기의 광채가 뿜는 예술
    • 2.큰마을길의 어제와 오늘
    • 3.큰마을길 문화특화거리
    • 4.재활용품점 설치작품의 비밀
    • 5.거리 곳곳 숨은그림찾기
    • 6.예술과 지역의 만남, 공공미술프로젝트
    • 7.예술에 녹아 있는 사람들의 삶
    • 8.큰마을길에서 깨우친 공공미술의 가치
    • 에필로그

    낡은 거리에 농담을 걸다

    - 서울특별시 강북구 -

    흔히 말하는 ‘집채만 하다’는 수식어가 딱 들어맞는 커다란 강아지 한 마리가 반쯤 내린 셔터 문 사이로 얼굴을 내밉니다. ‘물리면 어쩌지?’ 하며 으레 겁먹었다가 이내 마음을 놓습니다. 그 강아지는 셔터 문에 그려진 그림이니까요. 각박한 도시가 공공미술로 새롭게 탈바꿈한 이곳은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큰마을길’입니다. 이런 거리미술이 있기에 바쁜 일상에 허덕이다가도 우리는 소소한 웃음과 작은 여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바로 ‘화폭에 담긴 거리, 큰마을길을 조망하라!’입니다.

    큰마을길 초입에 우뚝 선 해바라기가 우리를 정겹게 맞이한다. 그런데, 주변을 환하게 밝히기까지 하는 이 해바라기, 그 특유의 화사함이 마냥 신기하기만 한데?

    “이 초대형 해바라기 좀 봐. 처음에는 진짜 꽃인 줄 알았는데, 너무 선명하게 아름답고 밝기까지해서 들여다보니 안에 LED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이 역시 조형미술이야. 이 빛은 어둠이 내려앉으면 밤까지 밝혀준다지. 해바라기의 디밍과 그라데이션 효과가 어두운 밤과 만나면 어떤 멋진 모습을 연출할지 궁금하지 않아?”

    아이들의 웃음과 맑은 물소리가 한데 섞여 흐르던 과거 미아동의 삼양시장 인근은 개발의 역풍을 맞아 개천마저 콘크리트에 덮이고 말았다. 그간 어떤 변화들이 있었을까?

    “처음에 이 마을에 왔을 때는 주민들과 동네가 굉장히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어.” “맞아. 흉측하기까지 했지.”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흉흉했던 마을이 지금은 180도 변했어. 배전함은 멋진 등대로 다시 태어났고 동네 곳곳 상점의 셔터와 간판도 멋진 그림으로 채워져 있구나.”

    무겁고 칙칙했던 배전함이 뱃길을 밝혀주는 등대 역할을 하면서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문화공원도 언제나 활기를 띤다. 거리 곳곳에는 또 어떤 예술이 기다리고 있을까?

    “저 집 지붕 위에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있는 꼬맹이들 모습의 조각작품 좀 봐. 여기 마치 겔러리에 온 것 같지 않니?”

    “낡은 빌딩의 벽면에도 마을의 옛 풍경이 고스란히 담겼네. 중세에서 현대까지, 대와 대를 이어온 역사가 이 30m가 넘는 길 위의 화폭에 그대로 실려 있어.”

    미관을 흐렸던 한 재활용품점 외벽은 이제 설치작품으로 바뀌었다. 특히 이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감춰진 비밀을 알아가는 깨알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데?

    “재활용이미지를 형상화한 설치미술이로구나! 도대체 뭘 활용해 만든 걸까? 분명 뭔가로 압착한 것 같은데?”

    “난 알 것 같아. 그 재료 자체로 벽이자 간판이 된 듯해. 뭔가 다양한 의미가 담겼어.” “그러니까 대체 그 미술재료가 뭐냐고!”

    이 골목 곳곳에는 조각품과 벽화 등 수십여 개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지만, 그 하나하나를 모두 감상하기란 결코 쉽지가 않다. 숨은 작품들을 모두 찾아낼 수 있을까?

    “휴~ 찾아다닌다고 한참을 빨빨거리며 돌아다녔는데 고작 몇 개밖에 발견하지 못했네.”

    “‘셔터화’는 가게문을 닫아야 볼 수 있어.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둘러보지 않으면 무심결에 지나칠 허공의 조각품도 정말 많아. 작품들 대부분이 늘 제자리에 있으면서 우리 일상과도 함께하지만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얻을 수 없는 우리의 소소한 삶의 단편들이라고.”

    큰마을길이 서울의 숨은 명소로 거듭나기까지 예술가들과 주민들이 함께 공공미술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쳤기 때문. 결실을 맺기까지의 과정들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예술가들이 주민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희망에 대한 이야기부터 살면서 겪는 문젯거리를 조사하고 그밖에도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촘촘하게 들었다지.”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주민들의 삶을 받아들임으로써 작품 속에도 그대로 반영할 수 있었던 거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예술가들의 헌신적인 작업으로 추진한 프로젝트, 특히 벽화를 들여다보면 주민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데,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까?

    “낮은 담 어린 자녀들의 낙서며, 땀 흘려 자동차를 정비하는 아버지와, 빨래를 널고 있는 어머니까지, 잊고 있던 우리 가족의 진실 어린 풍경이 아닐까?”

    “작품 하나하나에는 세월이 흘러 을씨년스럽기까지 한 과거 이 마을의 이야기들이 모두 담겨 있어. 그래서 마치 이 거리가 생명을 얻어 다시 되살아나고 있는 듯해.”

    하나의 커다란 설치미술공원과도 같은 큰마을길 같은 지역이 점차 확대된다면, 또는 예술가와 주민이 소통하고 만들어가는 공공미술작품이 점점 늘어난다면 어떨까?

    “갤러리와 화랑에서 만나게 되는 미술작품, 그런 폐쇄된 공간이 아닌 이제는 거리로 나와 사람들과 만나 소통하는 미술의 시대가 됐다는 걸 이 큰마을길에서 배웠어.”

    “맞아. 삶에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미술작품이 개별작가의 만족을 위한 결과물이 아닌 공공과의 소통을 통해 모두가 함께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기를 소망해.”

    예술가는 작업실에서 그저 자신의 철학을 담아내는 작품 활동으로만, 대중은 그저 갤러리를 찾아 감상했던 예술. 작품세계는 무궁무진하지만 이럴 때 보면 마치 새장에 갇힌 새를 보는 것마냥 답답합니다. 하지만, 큰마을길은 분명 그 틀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주민과의 화합으로 만들어낸 공공미술은 예술의 폭을 확대시켰습니다. 그러면서 예술가와 대중 모두 작업의 폭과 감상의 폭을 넓혀줍니다. 화폭에 담긴 거리, 강북구 큰마을길이 조금 더 궁금해졌다면 이번 주말은 예술탐방 한번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알아보기
    닫기
  • 가을의 풍요로움이 무르익는 농경문화

    가을의 풍요로움이 무르익는 농경문화

    지역전라북도 김제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가을의 풍요로움이 무르익는 농경문화

    • 프롤로그
    • 1.김제평야를 알면 김제가 보인다
    • 2.우리사회의 기반
    • 3.고대 최대 수리시설
    • 4.무자위와 용두레라고 들어는 봤나?
    • 5.축제가 무르익는다
    • 6.청룡과 백룡이 싸운다
    • 7.농부와 소
    • 8.쌀 한 톨 쉬이 남기지 말아라
    • 에필로그

    가을의 풍요로움이 무르익는 농경문화

    - 전라북도 김제시 -

    김제하면 김제평야를 빼놓을 수 없을 만큼 농경문화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고장입니다. 1700여 년의 역사가 깃들어있는 벽골제는 고대 최대의 수리시설로 농경문화의 발자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류 문명의 기원과 농경문화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민족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김제는 농경사회의 밑거름을 알아가고 배워가기 좋은 살아있는 문화박물관입니다. 근현대사회의 변화와 고도산업화로 인해 전통문화가 설자리를 잃는 요즘,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하는 이번 미션은 ‘전통을 헤아려 현대를 담고 오라!’입니다.

    벼가 익어가는 김제평야는 한반도 최대의 곡창지대다. 호남평야의 중심에서 일제의 수탈을 겪어가며 버텨온 김제평야를 직접 보면 느낌이 남다르다는데?

    “오늘의 여행지는 김제란다. 저기 넓게 펼쳐진 곳이 바로 김제평야지. 한반도 최대의 곡창지대로 손꼽히지. 오늘은 김제에서 농경문화를 살펴볼 거란다. 아빠는 김제평야를 보니 벌써부터 농경문화가 보이고 김제의 역사가 보이는데 너는 어떠니?”

    “실제로 보니 규모가 커 웅장하긴 하네요.”

    고도산업화로 발전하기 이전까지 우리사회 기반을 이룬 건 다름 아닌 농경사회다. 그래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밥심으로 산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쌀을 주식으로 하지? 그래서 어르신들이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이야기 하는 거란다. 쌀은 우리사회의 기반이 되는 셈이지. 그러니까 너도 밥 남기지 말고 꼭꼭 먹어야 겠지?”

    “한국인의 힘이니까요?”

    김제 농경문화를 이야기하면서 벽골제를 빼놓을 수 없다. 저수지의 규모와 축조과정의 원리에서 선조들의 지혜까지 엿볼 수 있지 않을까?

    “김제까지 왔으니 벽골제를 안 보고 갈 수 없겠지? 벽골제는 우리나라 최대 저수지로 우리 농경사를 가득 품고 있는 소중한 수리시설이란다. "

    "비록 지금은 그 기능을 상실하고 자리만 보존되고 있지만 당시 토목, 건축적 의의와 농경문화의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에 그 의미가 상당하단다.”

    옛날 농기구의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용도인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도무지 감을 잡기가 어렵다. 벽골제 사적지에 남아있는 무자위와 용두레는 어떤 농기구일까?

    “그래서 김제를 농경문화의 산실이라고 표현하나 봐요.”

    “그렇지. 자, 이리로 와보렴. 저기 보이는 농기구들의 이름만 보고 어떤 역할을 하는 지 맞추어 볼래? 먼저, 무자위 그리고 용두레!”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어요! 직접 사용해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 지역의 문화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축제를 빼놓을 수 없겠지? 황금물결 지평선의 아름다움과 역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축제 속에서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 수 있을까?

    “지나가는 곳곳마다 지평제 축제를 홍보하고 있어요. 지평제 축제라면 농경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들을 수 있을까요?”

    “그렇지. 현대의 사람들이 전통을 생각하며 즐기는 축제이니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서둘러야겠구나.”

    축제의 마스코트인 청룡과 백룡. 벽골제를 지키려는 백룡과 벽골제를 훼손하려는 청룡의 싸움은 실감나는 묘사에 더 흥이 오른다.

    “아빠, 저기 좀 보세요! 용 두 마리가 서로 으르렁 거리는 모습이 정말 실감나요.”

    “해가 지면 청룡과 백룡의 모습이 확연히 구분된단다. 청룡과 백룡 중 누가 이길까? 청룡이 벽골제를 잘 지켜낼 수 있도록 힘을 보내볼까?” “네! 하나 둘 셋, 얍!”

    소달구지를 끌고 가는 농부의 뒷모습이 옛 기억으로만 남은 지금. 익어가는 벼들만 봐도 배가 부르다는 농부의 땀방울도 기억해야겠지?

    “농경문화라고 하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모습이 농부와 소였는데 오늘은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처음 보는 농기구들도 그렇고요.”

    “그러니? 사실 농부와 소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도 좋은 시작이라고 할 수 있지. 농부들의 땀방울로 쌀이 생산되는 것이니.”

    먹을 것이 많아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나는 요즘. 농부의 땀 한 방울을 생각하고 전통을 헤아리는 마음을 다시금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

    “오늘 농경문화를 살펴보았는데 어떠니?” “음, 밥 먹을 때 쌀알 한 톨도 남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 좋은 학습이 되었는 걸?” “갑자기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어요. 배에서 꼬르륵 거리는데요?”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것을 안다는 온고지신. 고도산업화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요즘, 전통과 옛것을 이해하고 헤아리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트래블아이>와 함께 농경사회를 알아보니 어떤가요? 전통을 알아야 더 나은 미래가 있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가을의 풍요로움과 황금들녘의 아름다움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지평선 축제까지 다녀오면 김제를 이해하고 농경문화를 이해하며 나이가 진정한 전통을 헤아려 현대를 담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알아보기
    닫기
  • 소원을 말해봐

    소원을 말해봐

    지역강원도 삼척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소원을 말해봐

    • 프롤로그
    • 1.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 2.새 시대가 열렸네, 그 기쁨을 나누세
    • 3.3만3천명의 소망
    • 4.소망을 엿볼까?
    • 5. 타임캡슐
    • 6.소망의 문에 들어서면
    • 7.종을 세 번 치고 소원을 말해봐
    • 8.믿거나 말거나
    • 에필로그

    소원을 말해봐

    - 강원도 삼척시 -

    우리나라 사람들은 둥근 달을 보거나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 마음속에 담아왔던 소원을 빌곤 합니다. 그래서 새해가 밝으면 가족의 안녕을 빌기도 하고 한 해의 계획을 다짐하며 저마다 소원을 풀어놓습니다. 떠오르는 일출이 아름답고 게다가 소원까지 들어준다는 삼척으로의 여행은 탁 트인 동해바다를 끼고 달리는 새천년해안유원지의 ‘소망의 탑’에서 소원을 빌 수 있는 연말연시 최적의 장소입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소원을 말해봐!’입니다.

    넓게 펼쳐진 새천년해안도로는 최고의 드라이브코스로도 손꼽힌다. 탁 트인 동해바다를 달리며 마음속 근심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새로운 소망을 채워 넣는다.

    “동해안 절경을 여기보다 더 잘 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주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데?”

    “탁 트인 동해바다를 끼고 달리는 4km의 새천년도로는 달리면 가슴에 품고 있던 고민이나 근심이 바닷바람에 씻겨 날아갈 수 있을 거야. 이곳에서 보는 일출도 아름답다는데?”

    1999에서 2000으로 바뀌며 밀레니엄이라는 새로운 한 세기가 시작됐다. 단순히 1년이 흘렀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소망이 한 곳에 뿌려졌다.

    “새천년이라니, 1년 동안 새천년이 정말 오는지 몇 번이고 되새겨 봤는데, 아마 그 당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그랬을걸!”

    “맞아, 나도 그때 기억나. 그땐 사람들이 다른 때 보다 더 많은 소원을 빌었던 것 같아. 그래서 이곳 새천년해안도로와 소망의 탑이 더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

    끝이 맞닿은 탑신은 소원을 비는 손 모양을 하고 있다. 탑 몸체에는 3만 3천명의 소원이 담긴 돌들이 차곡차곡 모여져 있다. 탑 층마다 담긴 의미가 다 다르다던데?

    “잘 보면 단마다 소원이 조금씩 달라. 1단은 영원한 사랑을 기약하는 신혼부부의 소원이 2단은 시험 잘 보게 해달라는 귀여운 메시지가, 3단은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의 소망이 각각 적혀있는 것 같은데? "

    "작은 돌들 사이로 글을 새겨 넣은 사람들의 마음들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 소망과 소망이 맞닿아 더 큰 소망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아.”

    ‘우리 가족 건강하게, 내 꿈을 이루게 해주세요.’ ‘2주년 결혼기념일, 앞으로도 행복하게~’

    “돌탑에 새겨진 소망들이 비슷비슷 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다르다. 조금만 더 엿볼까?”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기도 하고 꿈을 이루게 해달라는 소망도 보이는 것 같아.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영원히 지내는 것. 어쩌면 평범하고 소박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떻게 보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기도 해. 마음으로 이 소망들에 축복을 빌어보자.”

    한 세기 전의 모습을 추억할 수 있도록 돌탑 아래에는 타임캡슐이 묻혀 있다고 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이 머무는 공간에는 어떤 소망이 깃들어 있을까?

    “옛날에 봤던 영화가 생각난다. 소나무 아래에서 서로를 추억하기 위한 타임캡슐을 묻었었지. 그땐 타임캡슐 묻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었는데.”

    “타임캡슐 한번쯤 안 묻어본 사람이 있었을까? 한 세기 전의 자료들이 묻혀 있다니 느낌이 좀 남다른 것 같아.”

    태양이 원형으로 비추며 소망의 문으로 가득 찰 때 비로소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신비의 문으로 들어선다. 영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은데?

    “소망의 문에 들어서니 왠지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기분이 이상해. 많은 사람들의 소망에 둘러싸여 있어서 그럴까?”

    “그래?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도 꽤 낭만적이라고 하던데, 소망의 문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어떤 느낌일까?”

    소망의 문에서 동해의 일출을 바라보며 종을 세 번 치고 소원을 기도하면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신비의 종이다. 자, 소원을 빌어볼까?

    “우리도 소망을 빌고 가봐야겠지? 자. 일단 종을 세 번 치고, 소원을 기도할게.”

    “무슨 소원 빌었어? 무슨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아?” “아직은 모르겠는데? 그런데 왠지 기분이 좋은 것이 정말로 이루어 질 것 같은데?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는 비밀이야!”

    소원을 비는 모든 이들의 소망이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어디 그렇겠는가? 그거 그 순간의 간절한 마음이 모여 빛을 발하는 것이겠지.

    “그런데 정말 이곳에서 소원을 말한다고 소원이 이루어질까?”

    “물론 믿거나 말거나 아니겠어? 그래도 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모인다면 특별한 기적이 이루어지지는 않을까? 간절한 마음들이 이렇게 단단하게 모여 있으니까 말이야. 기분 좋은 바람과 이글거리는 태양, 그리고 간절함이 맞닿았을 때 일어나는 작은 기적 같은 것!”

    새천년이 열리는 2000년을 기념해 조성된 새천년해안도로에서 탁 트인 동해바다의 해안절경을 즐길 수 있는 삼척. 많은 이들의 소망이 담긴 소망의 탑에 가지런히 자신의 소망을 얹어두고 오는 길은 잊지 못할 여행이 되지 않을까요? 좋은 기가 모여 있다는 소망의 탑은 지리적 의미보다 저마다 다른 소망이 모여 있지만 그 바라는 마음의 간절함이 모여 좋은 기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음속 간절히 바라는 무언가가 있다면 시원한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소원을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알아보기
    닫기
  • 1 ... 이전 페이지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다음 페이지 ...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