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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제 집을 어디에 두고 여기에서 홀로 돌고 있는지. 그럼에도 맑은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퍽 대견하다.
고인 물은 가끔 수면 아래의 세상을 보여준다. 더욱 푸르러진 빛깔들로 가득 찬 고즈넉한 세상을.
언제나 잊고 있는 풍경, 그러나 영영 잊을 수 없을 풍경.
위태로워 보이는 검은 돌담이 그 어떤 강풍에도 쓰러지지 않는 이유는 바람길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기 중 결정이 얼어붙을 때, 쌓이기 시작한다. 이 자리에 선 나를 제외하고 조용히 덮여 간다.
같은 방향으로 돌아가는 두 바퀴는 평생 만나는 일도 맞물릴 일도 없지만 늘 같은 곳을 향해 간다.
저무는 햇살 아래 남겨진 여백들. 마지막 햇살을 위한 배려라 생각하면 더욱이 설레는 풍경.
오래 된 얼굴들이 나란히 늘어섰다. 만난 적 없는 이들이 한 곳을 보고 있으니, 어찌 신기하다 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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