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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정갈한 것들을 누가 한 자리에 모아 두었을까. 지치지 않고 바라보다, 가만히 혼자 웃어 본다.
조금은 비뚤게, 약간은 불완전하게. 그렇게 그 자리를 지키는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본다.
해변에는 가끔 선로가 펼쳐진다. 이 가지런한 그림자를 따라 밟으며 어떤 상상을 할 수 있을지.
누군가의 기억의 중심에 선다는 것은 어떤 일일까. 빨간 등대 앞에 한없이 움츠러들고 마는 마음.
수면 위 색바랜 것들이 떠다니며 그림자를 만든다. 누구의 상념인지 다리 중간에서 발목이 잡혀버렸다.
바닷가에 아름다운 것이 어찌 포말 뿐이랴. 모래밭에 가지런한 발걸음들이 정겹다.
먼 땅의 과객들이 하늘을 점점이 수놓았다. 이곳을 다녀가는 것이 어찌 여행자들 뿐이랴.
언제나, 어디에나 꽃을 피우고 싶은 마음은 모두 한 가지인 것일까. 낡은 벽에 꽃이 피니, 꽃밭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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