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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트막한 언덕 위에 얹힌 묘한 표정 하나. 어느 곳을 보고 있는지 괜스레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다가섰다 물러서기를 반복하는 소박한 풍경이 있다. 이처럼 빽빽하게 몸을 맞대고 살아가며, 무슨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을까.
별을 꿈꾸어보지 않은 아이가 있을까. 하늘에서 빌려온 것들이 총총히 가라앉아 있다.
눈을 뜨고서 하루에 보게 되는 광고만 몇 개인지 생각하는 날이 있다. 평소에는 인지하지 않던 것을 뜻밖의 곳에서 찾아내는 그런 날이 있다.
물속에 뜬 구름에 자꾸만 눈이 간다. 나무도 나와 같은 마음인 건지…….
금이 가고 세월의 얼룩이 묻어 칙칙하던 벽에 그림 몇 개, 색 몇 번 칠한 것뿐인데도 그곳을 지나는 이는 즐겁다.
때때로 초점이 맞지 않을 때가 있다. 바라던 것과 다른 것이 눈앞에 보일 때, 예상 외로 바라던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한 줌씩, 또 한 줌씩 풍경이 비워져 나간다. 덮인 눈 아래로 무엇이 바뀌어 새로운 계절을 채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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