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시는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풍성한 먹거리로 유명한 강원 최남단의 도시다. 백두대간을 끼고 있어 절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방어, 학꽁치, 임연수어, 문어, 곰치 등의 다양한 어종들이 가득한 항구들로도 유명하다. 삼척시를 방문한 사람들의 목적은 대개 수려한 경관을 감상하는 것과 싱싱한 해산물 요리를 맛보는 것. 그중에서도 삼척시의 음식 문화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곰치국은 별미 중의 별미다.
곰치는 못났다?!
우리나라에서는 못생긴 것들에 종종 ‘곰’이라는 단어를 쓰곤 했는데, 수많은 어종 중에서도 못생기기로 소문난 곰치는 외관으로 보자면 아귀만큼 못생겼다. 뭉툭한 주둥이와 울퉁불퉁하고 넓적한 몸뚱이는 뱀을 닮았다기보다는 심해에 사는 괴물의 모습을 절로 상상하게 만들 정도다. 날카로운 이빨은 주둥이에 닿는 것들을 낚아채어 끊어버리니, 곰치에게 물려 상처를 입은 사람들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예전 삼척시의 어부들은 값어치가 나가지 않는 곰치를 좋아하지 않았다. 나룻가에는 버려진 곰치가 수두룩했고, 곰치가 많이 잡히는 겨울철이면 아낙네들은 곰치를 팔기 위해 이 집 저 집을 전전해야 했다. 버리기 아까워 먹는 어종이 바로 곰치였던 것이다. 찾아 먹는 사람이 없으니 곰치는 흔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삼척시에서는 김치를 담글 때도 곰치를 넣었고, 밥반찬으로도 종종 곰치가 등장했다. 남은 곰치는 바짝 말려 두었다가 막걸리 안주로도 종종 먹었다고 한다. 그렇게 천대받던 곰치인데, 지금의 곰치는 곰치국 한 사발을 먹기 위해 부러 이곳을 찾는 이들이 생겨났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커다란 그릇에 부드러운 곰치 살이 가득 담긴 칼칼한 곰치국이 나오면, 푸짐한 양과 인심에 놀라게 된다.
삼척시의 천덕꾸러기였던 곰치. 어떻게 금치가 된 것일까? 삼척의 대표 음식으로 각종 매체에 소개된 이후로 유명세를 탔다고는 하지만, 삼척시의 사람들이 곰치국을 즐기게 된 데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전해지는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잡히고도 버려지는 곰치가 아까워 어부들이 양념을 풀고 김치를 넣어 먹기 시작한 것이 맛이 좋아 곰치국으로 해 먹기 시작했다는 것. 둘째, 옛날에 어느 할머니가 먹고 남은 김치에 곰치를 넣어 개밥을 만들었는데, 이를 모르고 먹은 어부들이 맛이 좋다 칭찬하여 곰치국이 탄생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별미 중의 별미, 삼척이 자랑하는 금치? 곰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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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치국을 먹는 지방이 삼척시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맑게 해 먹는 경상도 식에 비해 강원도 삼척시는 묵은지를 넣어 칼칼하게 먹는다는 차이가 있다. 묵은지와 고춧가루가 듬뿍 들어간 삼척시의 곰치국은 얼큰하여 해장국으로도 애용되는 음식이다. 이렇게 개운한 맛은 울렁거리는 속을 가라앉히는 데에도 특효약이며, 지방이 적고 아미노산도 풍부한 곰치가 듬뿍 들어간 덕분에 영양도 으뜸이다.
곰치는 비린 맛이 없고 살코기가 연하여 숟가락으로 떠먹어도 될 정도이다. 하지만 부드러운 곰치살 안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숨겨져 있어 섣불리 삼켰다가는 봉변을 치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흐물흐물한 머리 부위와 껍데기는 곰치국을 처음 접한 사람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일단 곰치국에 익숙해졌다 하면 이 독특한 씹히는 느낌 때문에 곰치국을 찾게 된다. 이제 곰치는 돈을 주고도 못 먹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귀한 음식이 되었다. 잡히는 곰치의 양은 한정되어 있고 곰치국을 찾는 사람은 끝도 없으니 곰치는 그야말로 금치다.
외관상의 못생김을 눈감아 줄 정도의 맛을 지닌 곰치! 맛도 영양도 일품인 칼칼한 곰치국을 맛보러 삼척시로 떠나보세요. 금치라고 불리게 된 그 맛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될 거에요!
글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4년 12월 0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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