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지역호감도

금호강 자전거길에서 친구에게 보내는 힐링편지

도시에서의 자전거 길은 자연친화적이라든가 힐링을 연상시키기보다는 턱없이 좁은 길, 자동차 매연, 이어지지 않는 짧은 길 식의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끔 도시에서 벗어나면 자동차 매연 없는 깨끗한 자연경관으로 그러한 고정관념을 확 깨주는 자전거 길을 만나게 된다. 금호강변 자전거 길 또한 그중 하나다. 도시에서의 매캐한 매연도 마디로 끊어지는 짧은 길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가시고, 넓고 끝없이 이어지는 자전거길이 마치 힐링에 적합한 자연친화적 요소가 어떤 것인지 말해주는 것 같다.

					
				

“갑갑한 도시에서 벗어나니 여유가 생겨서 참 좋다.”

 
  • 보리가 싹트고 있거나 때로는 코스모스가 핀 금호강변 자전거길은 계절마다 달리는 재미가 다르다. 

 

일상에 지쳐있을 친구에게. 

내가 뜬금없이 힐링을 찾아 자전거 여행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뒤 떠난 지 이틀째. 드디어 대구 북구에 도착해 금호강변 자전거 길을 둘러봤어. 아침 일찍 일어나 7시에 출발했는데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이 자전거로 아침 운동을 하고 있었어. 이들과 뒤섞여 방천리를 지나 달리니 말로만 듣던 와룡대교가 아침 햇살에 반사돼 아름답게 빛나고 있더라. 마치 대교 곳곳에 다이아몬드라도 박혀있는 것처럼 말이야. 도시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멋진 풍경이었어. 가벼운 마음으로 떠난 거라 카메라를 두고 온 것이 너무 아쉬울 정도로.

눈부신 와룡대교를 등에 지고 강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달렸더니 지도를 보고 언제 저기까지 가나 싶었던 금호강과 신천의 합류지점에 도착했어. 이곳은 금호강변 자전거길의 중간 쉼터로 많이 이용되는 공간인데 태양열발전으로 작동되는 공기펌프가 특히 눈길을 끌었어. 모든 게 다 자연의 힘으로 만들어진 공간 같았지.

이 길을 지나 함께 라이딩을 즐기기로 한 친구와 약속한 장소 아양교에서는 주인 모를 조형물들이 세워져 있었는데 주변 꽃과 조화를 이뤄 그만의 오로라를 내뿜고 있었어. 그 풍광에 반해 잠시 갈 길을 멈췄지. 조형물 주인이 있었으면 더 많은 이야기도 들어보고 좋았을 텐데. 어쨌든 우린 다시 달리기 시작했어. 거기서 약 10km를 더 달렸을까. 동촌 해맞이 다리가 나왔어. 이곳까지 오는데 무려 한 시간이나 걸린 거 있지. 근처 매점에서 시원한 음료수로 목을 축이고 다시 시작된 길에는 중간중간 입이 떡 벌어지는 자연경관이 자꾸 내 페달을 마비시켰어. 

평소 같았으면 자고 있을 시간에 이렇게 멋진 것들과 함께하고 있다니 감격이 가슴은 물론 눈시울까지 붉혔어. 이유 모를 여유와 행복한 기운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어. 하루 정도는 이렇게 자전거를 타며 자연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그렇게 계속해서 페달을 밟았더니 드디어 4대강 문화관인 디아크(The ARC)가 보였어. 이곳은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인데 낙동강의 지류 중 하나인 금호강, 그리고 그 금호강을 만드는 많은 지류의 모습에서 새삼스럽게 자연의 순리를 배울 수 있었지.

이렇게 나름대로 힐링 타임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강정보 인증센터에 찾아갔어. 강정보는 전국 16개 보 중에서 가장 긴 보인데 작게나마 수력발전도 가능하다고 해. 일단 이곳에서 난 스탬프를 찍었어. 이 스탬프들을 다 모아 가까운 유인인증센터에 방문하면 인증서를 받을 수 있는데 오늘은 근무시간이 맞지 않아 아쉽게도 패스. 다행히 이런 경우에는 우편으로 인증서와 메달까지 보내준다고 하네. 다음 주쯤 집에 가면 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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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아이 한마디 트래블아이 한마디
깨끗한 자연환경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싶다면, 금호강변 자전거 길에서 만나요.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타며 대구를 여행 해 보는 것도 멋진 추억이 될꺼 같네요.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5년 10월 20 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