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과 사랑에 빠진 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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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백산 능선 사이사이로 연분홍의 수줍은 철쭉이 피어난다.

소백산은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에 걸쳐 길게 뻗어있다. 그 능선을 따라 5월이면 늦깎이 철쭉이 고운 자태를 뽐내기 시작하는데, 특히 비로봉에 있는 철쭉밭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비로봉에서 국망봉, 연화봉 등으로 이어지는 푸른 소백산 능선을 울긋불긋한 철쭉이 수를 놓는다. 소백산의 철쭉은 사람의 신장을 넘을 만큼 키가 큰 것이 특징으로 꽃 속에 파묻힘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가장 꽃이 많은 곳을 꼽으면 비로봉에서 연화봉까지의 구간으로 이것만도 4km에 이른다. 철쭉뿐만 아니라 솜다리를 비롯해 다양한 야생화도 함께 피어 이야말로 천상화원일까 싶은 장관을 연출한다. 소백산 철쭉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진한 빛깔의 철쭉이 아니라 연분홍으로 아주 청초한 모습인데, 짙푸른 산과도 은은하게 어울린다.

 

1983년부터 소백산을 지켜온 봄철 대표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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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쭉 핀 비로봉 길을 따라 걷는 등산객들. 탐방로가 잘 닦여있다.

매년 꽃이 피기 시작하면 전국 각지에서 우후죽순 봄 축제날짜가 쏟아져 나온다. 어떤 곳은 예정보다 꽃이 안 펴서 날이 풀리기를 바라며 축제일을 미룰지 고심하기도 하고 때로는 뜻밖에 꽃이 빨리 피기 시작해 축제가 열리기도 전에 꽃이 질까 염려해 나무에 얼음찜질을 하는 사례도 있다.

그에 비해 단양 소백산철쭉제는 늘 5월 마지막 주에 열린다. 초기에는 여느 축제들처럼 날짜를 조정했지만, 사실상 개화 시기를 정확히 맞추기도 힘들거니와 그럴 바에 행사 준비와 홍보에 힘써 더욱 알찬 축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다. 여행객의 입장에서도 이는 꽤 깔끔하게 느껴진다. 지상의 낙원처럼 아름다운 소백산 철쭉풍경처럼 쉽게 잊히지 않기 때문이다. 단양 소백산 철쭉제는 30년이 넘은 장수 축제인 만큼 준비부터 야무지다. 야간 경관시설과 조명을 설치하고 밤에도 다양한 체험행사가 이어질 전망. 태백산, 지리산 철쭉제와 더불어 국내 제일로 손꼽히는 축제인 만큼 매년 수많은 인파가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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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강 뗏목체험을 하는 여행객들. 중앙에 철쭉제 마스코트인 철쭉요정도 함께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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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홍빛이 어여쁜 철쭉떡 나누기. 축제를 찾은 이들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다.

축제에는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는데, 축제 개최와 단양군의 안녕을 기원하는 산신제는 늘 빠지지 않는 순서이며 더불어 방문객 모두가 길게 제작된 ‘철쭉떡나누기’에도 참여할 수 있다. 소백산철쭉제 행사장은 단양군 시가지 내에 마련되는데, 비로봉 철쭉군락을 보기 위한 산행은 왕복 3~4시간으로 잡으면 여유롭다. 또 산행이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한 것이 바로 ‘철쭉테마전시관’으로 정성껏 가꿔 선보이는 철쭉이 전시돼있어 비로봉에 오르지 않는다 해도 꽃을 만끽할 수 있다.

전시관 옆으로는 체험 부스도 빼곡하게 마련된다. 꽃차 시음, 철쭉 향기테라피 등과 더불어 배움이 있는 소백산국립공원 자연사랑 프로그램도 있다.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단양을 둘러싸고 있는 남한강인데, 행사장이 남한강 변에 위치해 그 풍광을 함께 즐기기도 좋다. 소백산과 철쭉이 비경을 만드들 다가오는 5월 말, 단양에서 봄의 끝자락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소백산 철쭉제가 기다린다. 도담삼봉, 양백폭포, 고수동굴 등 단양의 다른 자랑거리들과 더불어 알찬 여행을 계획해 보자.